안녕 내이름은 수라!

 

언니랑 살게된지는 이제 3개월차야

나참 근데 이언니가 뭐라는지 알아? 내 발톱을 깎겠대

 

나는 캣타워나 의자나 쇼파에 발톱을 잘 갈고 있는데

전혀 이해가 되지 않았어. 그래서 난 싫어 

 

특히나 나는 내 꼬리, 귀, 입, 발!! 특히 발!! 발만지는게 너무 싫어

 

내 발은 수십개의 작은 뼈로 구성되어있어

잘 못 만지면 치명타라구!

 

 

인간들은 애정표현을 손으로 한다던데

나는 전~혀 이해 못하겠으니까.

제발 앞발 뒷발좀 그만만져줬음 좋겠어

난 위기감까지 느낀다니까..ㅠ

 

근데 발톱을 깎아야 집안에서 살 수 있대

 

처음엔 언니가 날 갑자기 붙잡고 내 발톱을 꺼내는거야

 

난 너무 싫어서 소리지르고 언니 품을 뛰쳐 나왔어

다시는 언니가 안으려고하면 안기지 않을거야..

 

또 나한테 무슨짓을 할지 모르니까

또 어떤날엔 자는 나에게 몰래 다가와서

이상한 도구로 내 발톱을 눌러 꺼냈어.

 

그래서 나는 사실 잘때도 맘편하게 못자겠어.

또 언제 발톱을 깎으려고 들지 모르니까 말이야

 

 

그런데 말이지...

 

언니가 갑자기 수건놀이를 하자는거야

 

 

나는 발톱깎기는 싫어도

수건놀이는 좋으니까 냉큼 달려들어서 수건을 물고 

수건에 방방 뛰어 올랐어😸

 

수건은 말이야 예전 엄마품이 생각날듯해

포근하고 넓고  안전하다는 생각이 들어

정말 좋아

 

그날은 그게 끝이 였어 수건놀이만 종일 하다가 끝난거야

언니는 다음날도 수건을 또 꺼내서 수건놀이를 해줬어

내가 수건에 둘둘 말리기도 했어

 

 

정말 재미있어ㅋㅋㅋ 이거 읽는 고양이 있다면 

집사한테 한번 해달라고 해봐

 

근데 조금 옥쬐는 기분이 들때는 뛰쳐나가도 돼

수건놀이는 집사랑 언제든지 할 수 있으니까

 

수건놀이를 하면서 자꾸 내 발을 만졌는데,

그것도 괜찮았어 아프지 않았고 나는 사실 노느라 정신없었어 😸😸

 

 

 

그렇게 며칠간의 수건놀이는 끝났고

 

또 어느날엔 언니가 수건이랑 츄르를 같이 가져온거야

 

 

난 수건에 둘둘 말려서 츄르를 먹었어

생각만해도 정말 맛있고 신나, 역시 언니랑 노는건 제일 재미있다니까

수건도 너무 포근하고...!

매일매일 했으면 좋겠어

 

근데 또 놀면서 내 발을 만지작만지작... 

이제 조금은 알겠어. 언니는 내 발을 세게 만지지 않는구나!

조금은 내줘도 안전한거 같아.

 

 

이제 언니를 의심하지 않아

수건놀이하고 츄르먹는게 제일좋아 그렇게 2주도 넘게 언니는

사냥놀이도 하고 수건놀이도하고 츄르도 먹고

나 이집에 입양오길 잘한거 같아

 

 

 

'에?  근데 이거 뭐야 발톱깎는 그놈이잖아?'

 

언니가 이 괴상한 도구를 가져왔을때

나는 좀 의심이 들었어.

 

근데 괜찮았어. 언니는 발톱깎이를 포기한거 같았거든

 

언니는 괴상한 물건을 항상 놀이할때 가지고있었어

그걸로 날 해할 생각은 없어보였지

 

 

 

수건이랑도 친해지고 츄르랑도!

발톱괴물기구하고도 이제 데면데면 친해졌을때

언니가 내 발을 만지작거리더니 딸깍! 내 첫번째 발톱을 잘라버린거야..!

 

기분이 어땠냐고? 괜찮아!

나는 수건과 함께 놀았고, 언니가 발을 만지는 행위도 조금 싫었지만 참아줄만 했으니까

하지만 내 스무개의 발톱을 다잘랐으면 화가 났을거 같기도해

 

하지만 그날은 언니는 발톱 한개만 자르고

나머지 발톱은 자르지 않았어.

 

언니는 말했어

 

"아이구 수라 잘했네, 오늘은 발톱 한개만 자를게"

 

아잇, 그정도야 뭐~ 나는 멋진 어른고양이가 될건데!

 

 

수건놀이와 츄르 그리고 발톱깎는날은 천천히 다가왔지만

언니는 침착하게 하루에 발톱 하나씩 꾸준히 잘랐어

 

아 지금은 나 한번에 발톱 다 자를 수도 있어

 

언니가 만지는건 괜찮아. 이 언니 생각보다 섬세하거든...!

한번도 아프게 자른적이 없어 

 

발톱깎기 가르쳐줘서 고마워 언니! 나 사실은 좀 싫지만 잘 참아볼게.

대신 발톱 다 깎으면 츄르 꼭 주기다!?

 

안녕 내이름은 수라!

엄마와 떨어지고 건물사이에서 울고 있는 나를 어떤 할머니가 발견해줬어.

이틀을 울었는데 목이 다 쉬어버렸지 뭐야

 

할머니 집에서 적응 하자마자.

갑자기 작은 박스에 실려 어떤 언니네 집에 왔는데 내가 여기서 살게 될거래

 

 

길위는 너무 추웠는데 처음으로 볕이 따뜻하다는걸 알게됐어

나는 어려서 그런지 자꾸 추워서 햇볕 밑으로 가게돼

내가 볕에서 쉬고 있을땐 아무도

나를 만지지 않았으면 좋겠어

 

내가 어려서 아무것도 모르는줄 아나본데

나를 장난감처럼 대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지금은 이것저것 다 궁금하고 뜯고싶고 방방 뛰고싶어

 

 

그러다가 사건이 있었지

 

내가 배가 너무 고파서 밥을 먹고 싶은데 언니가 자꾸 말리는거야

설사를 한다나 뭐라나...

 

난 길에서 너무 배가고팠던 기억 때문에

지금 먹지 않으면 다음엔 못먹을거 같았어

 

그래서 허겁지겁 먹다가 말리던 언니 손을 물어버린거야.

빨간색 피가 났어

 

언니는 크게 소리를 질렀고

나는 잠시 놀랐지만 그래도 배고팠던 기억 때문에

밥을 포기할 수 없었어

 

그때 언니는 조금 갈등하더니, 사료를 뺏어버렸어

 

그러더니...!

 

집 군데군데 뿌려서 놔줬어

 


정말 짜증났어

"나는 밥을 많이 먹고싶은데!!!!! 언니는 바보야!"

나는 집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면서 밥을 먹었어

그런데 말이야

밥을 구석구석 돌아다니면서 먹으니까

 

어딘가 마음이 편안해졌어

 

집안 구석구석 냄새도 맡을 수 있고.

이게 내 집의 편안함인가?

 

언니는 "밥 언제든지 먹을 수 있어, 그러니까 천천히 먹자"

라고 말했어

 

당.연.히 난 고양이니까 못알아듣지~

 

집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면서 소화도 시키고 먹기도 하고

조금 재미있기도 했던거 같아

 

 

내가 좀 깨물었다고 사료를 집 구석구석에

숨겨버린 언니가 미웠지만

뭐 결론은 나쁘지 않으니까 괜찮아. 

 

 

 

그 후에 어떻게 나는 어떻게 됐냐고?

 

언니는 그 후로도 계속 사료를 집구석에 숨겨놨어

나는 그걸 찾아 먹어야했고,

이제 언니가 어디다가 사료를 숨기는지 알게 될때쯤엔

나는 조금 거만해졌다고 해야할까?

 

더 이상 걸신들린 애처럼 먹지 않게 됐어

 

정말 사료는 언제든지 시간만 되면 먹을 수 있더라고

 

언니를 깨문건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미안해

나도 놀라는게 싫은데 언니도 싫을거 아니야

 

피가 날 정도로 세게 물었던건 내가 공격하려던게 아니고

정말 사료랑 착각해서야. 믿어줘!

 

그로인해 날 때리거나 밀치지 않아서 고마워.

다시는 사람이나 동물을 피가나도록 깨무는 일은 없을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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